재작년 겨울쯤이었습니다.
대학에 편입을 한 이후로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면서 졸업하기 이전에 어떤 방향성을 잡을지 정말 고민이 많을 때였지요.
이때는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국내 대학원부터 ~ 해외 대학원 같은 주로 대학원 위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당시에 연구실 소속이 되어 학부연구생 활동을 하고 있었던지라 막연하게
"대학원이나 갈까...? 지금 하고있는게.. 아예 안 맞지는 않는 것 같구.."
라는 위험한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대학원 가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말이 절대로 아닙니다. 정말 위험한 건, 특별한 목적 없이 대학원에 진학을 하는 것이라고
지금 돌이켜 보면 드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소위 말하는 개발자?라는 생각을 해보면
당장 내가 뭘 개발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고..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도 누가 알려주지도 않기에, 너무 막연하고 그래서인지 지금 하고 있는 학부 연구실 생활의 연장선을 자연스럽게 생각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던 도중 학교에서 교내 컴퓨터공학 / 소프트웨어 전공을 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해외 실리콘밸리에서 개발자로 활동하는 멘토들과 연계하여 개발 문화를 배우고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위해 대상자를 선발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열심히 만든 토익점수와
한 번의 영어면접을 통해 다행히도 인턴십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약 한 달 반 기간에 걸쳐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멘티로서 활동하는 내내 매일이 충격의 나날이었습니다.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프레임워크"라는 말이 나오고.. 단순히 책상 위에서 시험을 위해 달달달 외웠던 과목들이 실제 필드에서는
어떻게 쓰이는지 간접적으로 보고 들으면서 개발자가 하는 역할이나 배워야 하는 부분들을 배우면서 개발자라는 막연함의 구름이
서서히 걷혀가는 그런 시간이었다 생각합니다.
본인이 소속한 대학교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교 학생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비슷한 학년과 나이인데 먼저 개발자라는 직업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타 대학생들을 보며 정말 대단하기도 하고, 반대로 나는 뭐했나... 싶을 정도로 경각심이 정말 크게 들었습니다.
물론 프로젝트를 참여하면서 저는 개발에 대해 거의 참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는 게 있어야 개발을 하던 할 텐데, 제 수준은 언어 문법만 알고 관련된 예제나 알고리즘 문제 정도를 푸는 데에 그쳤지
언어를 기반으로 한 거대한 프레임워크에 대해 전무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개발을 할 수가 없었던 게 당연합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팀에 기여를 하고 싶어서 잠을 극단적으로 줄여가며 검색하고.. 코딩하고 소위 말해
"악으로 깡으로" 프로그래밍을 했었습니다. (기본지식 없이 악으로 깡으로... 정말 피해야 합니다 ㅠㅠ)
그렇게 길고 추웠던 겨울 동안 프로젝트가 끝나고 많은 점을 느꼈습니다.
개발자로서 어떤 공부를 해야 하고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명확히 느꼈던, 저에게는 정말이지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1년이 지나고..
1년이 지나고 올해 2월에 졸업을 한 이후에 이 회고록을 쓰고 있는 지금.
저는 서버 개발자로서 첫 직장의 입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 이후에 학업을 진행하면서도 시간을 쪼개어
치열하게 실무에 대해 고민하고 부딪혀보며 나름의 결과물까지 얻어가는 과정 중에
1년 전에 개발이라는 세계를 처음 경험했을 때와 비교하면 많은 성장을 거두었습니다.
물론 그 깨달음의 시작은 20년도 말에 시작했던 인턴십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학교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to be continued...
하지만 제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닌, 개발자로서 더더욱 성장해 나가는 열린 결말로 우선은 남겨두고 싶습니다.
1년 이후에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서 5년 이후에도 여전히 감사하고 꾸준히 강한 마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개발자가 되고 싶습니다.
사진출처(유재석 사진): https://bunny.jjalbot.com/2016/10/SJzbVvTIA/20160131_56ae13416c72a.jpg
사진출처(안개숲): 안개 숲 > 풍경갤러리 | CGS PhotoBlog (iptime.org)
안개 숲 > 풍경갤러리 | CGS PhotoBlog
안개 숲(경북 보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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